제주살이를 가족들과 합의한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제주에 집을 구하는 일이었어요. 아이들이 2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전학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7~8월 두 달 동안 서울 집을 정리하고 제주 집을 구해야 하는 바쁜 일정이었지요. 먼저 부동산 사이트에서 괜찮아 보이는 집을 리스트로 만들어 방문 날짜를 정한 후 세 번 정도 제주도에 내려가 집을 살펴보았고 8월 마지막 날에 겨우 이사를 할 수 있었어요.
저희 가족이 원했던 조건
- 원하는 학교 배정이 가능한 지역
- 4인 가족이라 방 3개
- 짐을 처분할 시간이 없어 노옵션
- 전세는 거의 드물어 처음 1년은 연세로 살아보기로 함
- 추가 : 학교 도보 가능 거리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하지만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집을 구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마음에 드는 단독주택이 있었지만, 풀옵션이고 학교와 거리가 멀어서 포기하고, 결국 비싼 연세의 아파트를 구하게 되었어요. 제주도 물가에 놀란 첫 번째 순간이었지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집을 구하기 전에 생각할 포인트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지역 선정: 내가 살고자 하는 지역 정하기
한라산을 기준으로 서울과 같은 인프라가 있는 제주시, 제주도 느낌과 인프라도 어느 정도 갖춰진 서귀포시로 크게 나뉩니다. 동쪽으로 구좌, 성산이 있고 서쪽으로는 한림, 한경, 대정이 있으며, 남쪽으로는 안덕, 서귀포, 남원, 표선이 있고, 북쪽으로는 애월, 제주, 조천이 있어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지역 후보를 리스트해보고, 해당 지역에서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 살아보면서 직접 경험해보면 대략적인 느낌이 옵니다. 관광이 아니라 실제로 거주하며 생활하는 곳이기에 지역 선정은 중요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보를 수집하고 후보를 좁혀가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요.
2. 주택 형태: 아파트, 빌라, 주택 장단점 비교하기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은 우리에게 익숙한 주거 형태라 장단점을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유지보수가 편하고, 주변 편의시설이 많으며, 보안 시스템이 있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층간소음과 관리비 같은 단점도 존재하죠.
제주도에 내려와 돌담에 작은 마당이 있는 주택의 로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마당에서 텃밭을 가꾸고, 아이들과 강아지도 같이 뛰어놀며, 예쁜 수국도 심어보는 등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일요. 저도 마당 있는 집에서 제주살이를 시작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원하는 매물을 찾으려면 꽤 공을 들여야 해요.
주택들은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고, 마당 관리와 벌레, 주택의 유지보수, 보안 문제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매매 형태: 본인의 예산 범위에 맞는 매매 형태 고려하기
매매, 전세, 월세는 육지에서 익숙한 형태이지만, 연세는 제주 부동산만의 독특한 제도예요. 연세는 소정의 보증금과 1년치 월세를 한 번에 내는 형태로, 제주도에는 연세 매물이 많고 전세 매물은 드뭅니다. 예를 들어, 연세는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지만 월세 부담이 없어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일 수 있어요. 제주에서 1년 정도 살아보며 지역과 생활에 익숙해진 후에 집을 매매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이렇게 하면 큰 비용을 들여 집을 샀다가 후회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주살이를 계획하신다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등을 고려해 해당 포인트들을 꼭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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