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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

제주도에서 단독 주택 연세 구하기, 2달 동안 집 구하면서 알게 된 것들

by 헤라로즈 2024. 8. 17.

서울에서 작년 늦여름 제주도에 입도해 아이들 학교 도보권에 있는 아파트 연세를 살았는데,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연장을 할까 하다가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아보려고 두달여간 집을 알아보고 다녔어요. 
제주오일장 사이트에서 매물을 확인하고 직접 방문하고, 아는 부동산에 문의도 해가며 매물을 알아봤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는 어려웠고, 이사를 몇주 앞두고 2층 단독주택 연세를 겨우 구해 계약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이사짐을 정리하며 조금은 여유 있는 마음이지만 두 달여간 집을 구할 때는 제주에서 집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제가 제주도에서 두달여간 집을 구하면서 몸으로 직접 경험하며 알게 된 부분을 한번 정리해 봅니다. 


일단, 저희 가족은 아래 조건을 가지고 집을 찾아봤어요.
1. 방3개
2. 노옵션
3. 연세
4. 2층 단독&타운하우스
5. 학교까지 차로 10~15분 정도 거리
6. 학교까지 가는 버스정류장이 가까이 있을 것

 



첫째로, 단독 또는 타운하우스는 거의 모든 매물이 풀옵션입니다.
저희는 이미 살림살이가 있어서 노옵션을 원했지만 제가 본 거의 모든 단독, 타운하우스 매물은 거의 풀옵션을 제공했어요. 옵션을 빼거나 조절할 수 있냐고 문의하면 집주인들이 육지에 있어 짐을 보관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1년살이로 계약을 많이 하다 보니 풀옵션으로 세팅이 된 상태라 어쩔 수 없는 듯 했어요. 신규 분양매물도 모두 풀옵션으로 분양을 하기 때문에 옵션을 넣기 전 상태에서 협의가 되지 않고선 노옵션은 어려운 상태였어요. 옵션이 없는 관리가 잘 된 단독, 타운하우스는 보기 드물어 선택의 폭이 많지 않다는 게 어려움 중 하나입니다.

둘째는  거의 모든 매물이 애완동물을 금지입니다.
제주도에 와서 아이들이 꼭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해서 애기 비숑과 식구가 되었는데, 대부분의 매물에서 애완견 금지 문구가 있더라고요. 계약 시 원상복구 조건을 달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어떤 곳에서 해당 조건을 달아도 무조건 금지라고 하는 곳도 있었어요. 대부분이 애완동물 키우는 걸 선호하지 않고 가능한 매물이라도 원상복구 및 특수청소 비용청구등 계약문구를 넣고야 겨우 계약을 진행할 수 있어요.

셋째는 근처 축사냄새 말고도  다른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주변 지인분 중  타운하우스에 사는데 돈사 냄새가 나서 힘들다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제주도에서 집을 구할때 주변 축사나 공장 등이 있는지 살펴보고, 몇 번가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최근에 2층에 적당한 마당도 있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한적이 있었는데, 집 앞에 도착해서 차에 내리니 꼬리 한 냄새가 나서 무슨 냄새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집 앞에 비닐하우스 같은 게 있어 혹시 양식장? 에서 나오는 냄새인지 중개사분께 문의를 했더니 멀리 양식장 사료를 만드는 공장인데 항상 나는 건 아니고 바람 방향에 따라 냄새가 나기도 하고 안나기도 한다고 하셨어요. 집은 마음에 들었지만 첫인상에 냄새가 나니 선뜩 집을 계약하기엔 망설여지더라구요. 

넷째는 외진곳이라 교통편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 학교랑 조금 멀더라도 조금 넓은 타운하우스나 단독을 찾아보던 중 대단지 타운하우스 단지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큰 평형에 적당한 마당도 있어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외진곳에 있어 버스도 안 다니고 아이들 통학하기에 제가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너무 불편할 것 같았어요. 특히 차 한 대가 겨우 다니는 길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마주 오는 차가 있을 때 당황할 거 같고, 밤에는 너무 깜깜해서 오가기가 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섯째는 상식적이라고 생각했던 계약조건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풀옵션, 애완견 금지 매물이 많아 단독은 포기해야하고 큰 평형의 아파트 매물을 봤지만 보증보험이 안 되는 곳이라 리스크가 있어 해당 매물은 리스트에서 제외시킨 적이 있어요. 또 아이들 학교 도보권에 방3개, 화장실 1개가 있는 리모델링중인 구옥이 있어 리모델링 끝나는 시점과 이사시점이 얼추 맞아 가계약을 하고 가계약금을 입금 후 주말에 계약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계약 하루전날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 집주인이 해당주택을 임대주택이라 신고를 해야 하는데 저희랑 계약한 금액이랑 맞지 않아 이중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구요. 미리 확인을 못한 집주인 과실이기에 가계약금액을 돌려받고 계약을 해지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어요.

여름이라 매물이 많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제가 살고 있는 지역적 특성이 더해서일지 모르겠지만, 아파트만 살아와서 단독주택 매물을 구하면서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걸 몸소 경험을 한 두달이였어요. 그래도 어렵사리 단독주택을 계약해서 이사를 앞두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사간 집 마당에서 강아지도 뛰놀고 가족들과 바베큐도 구워 먹으면 많은 추억을 만들어볼까 합니다.